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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마, 이세계에서 생긴 우정 (15회)

정과 마, 이세계에서 생긴 우정

by k-americano 2025. 10. 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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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마, 이세계에서 생긴 우정 표지

 

정과 마, 이세계에서 생긴 우정 (15회)

트윈 오우거의 육체가 황금빛 입자로 분해되어 한 줌의 재로 스러진 후, 전장에는 기묘한 고요함만이 감돌았다. 셀레나는 자신이 시전한 궁극 마법으로도 해결하지 못했던 에이단의 상처가 아우렐리아의 보이지 않는 손길 한 번에 완전히 아물어가는 과정을 목격하며 충격에 빠져 있었다.

 

그녀는 지금 이 여인이 사용한 힘이 그 어떤 마법서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음을 깨달았다.

 

이 여인의 정체에 대한 깊은 경외와 의문이 그녀를 지배했다.


고요가 길어지던 순간, 에이단이 천천히 눈을 떴다. 완벽하게 치유된 몸이었지만, 그는 극도의 피로감과 영혼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던 고통의 잔재를 느끼고 있었다.

셀레나는 즉시 에이단의 손을 감싸 쥐었다. 뜨겁고 강인한 그의 손의 감촉이 느껴지자, 그녀는 그제야 억눌러왔던 안도의 감정에 목이 메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이제 괜찮다'는 무언의 안부와 깊은 위로를 나누었다. 그들의 눈빛은 오랜 세월 전장에서 동고동락했던 동료이자 친구, 그리고 가족과도 같은 유대를 말없이 증명하고 있었다.

 

에이단은 잠시 셀레나에게 집중하던 시선을 풀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전장은 낯선 고요함에 잠겨 있었고, 트윈 오우거가 서 있던 자리에는 검은 재만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중심에, 긴 금발의 여인이 고고하게 서 있었다.

 

"셀레나, 저 여인은 누구지?"

에이단이 나지막이 물었다.

 

셀레나는 여인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

 

"우리를 구해준 분이세요."

 

에이단은 곧바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는 아우렐리아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고맙소. 당신 때문에 다시 햇빛을 볼 수 있군요!"

 

아우렐리아는 단정한 어조로 화답했다.

"나는 그저 도움만 준 것이지, 여러분의 힘으로 이길 수 있었오. "

 

아우렐리아는 잠시 트윈 오우거가 사라진 자리를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황금빛 눈동자에는 전장의 승패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의문이 담겨 있었다.

 

"셀레나에게 묻고 싶습니다. 갑자기 몬스터들이 왜 나타났을까요?"

 

궁정 마법사가 나섰다.

"저는 휴가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국경에서 고블린 무리와 트롤들이 국경수비대를 공격하는 것을 보고 바로 나섰습니다. 왜 나타났을까... 그저 막아야 한다는 생각만 했을 뿐..."

 

셀레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것보다 더 이상한 것은... 그 트윈 오우거들이 마법을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한 마리는 에이단 님을 쓰러뜨릴 때 광역으로 마나를 조종하는 듯한 힘을 썼어요.

마법을 쓰는 오우거라니, 전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우거는 단순한 파괴력 외에 마법을 구사한다는 기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궁정 마법사 역시 경악과 혼란을 감추지 못했다.

 

아우렐리아는 두 사람의 반응을 확인한 후, 더 이상 말없이 트윈 오우거가 재로 변한 정확한 지점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우아한 손을 뻗어 그 자리에 쌓인 흙을 만져보았다. 마치 흙의 기억을 읽어내는 듯한 섬세한 움직임이었다.

 

이내 그녀는 흙을 걷어내고 무언가를 발견했다. 아주 작고, 구슬처럼 생겼지만, 불규칙하게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심장처럼 쉬지 않고 움직이는 검은 물질이었다. 그 물질은 주위의 마나를 은밀하게 흡수하고 있었으며, 평범한 인간의 눈에는 그저 딱딱한 돌멩이로만 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드래곤의 피가 흐르는 아우렐리아에게는 그 검은 물질의 이질적인 생명력이 명확히 느껴졌다.

 

아우렐리아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의 황금빛 눈동자에 강한 불쾌감과 단호함이 스쳤다.

 

"이것이 그 상처를 만들어낸 힘의 잔해입니다."

 

아우렐리아는 더 이상의 설명 없이, 검은 물체를 향해 신고 있는 장화를 단숨에 내리찍어 발로 밟아버렸다.

 

'푹'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검은 물체가 짓눌리자, 그 속에서 스멀스멀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연기는 독기를 품은 채 하늘로 오르려 했지만, 아우렐리아는 재빨리 입을 움직여 누구도 알아들을 수 없는 고대 언어를 중얼거렸다.

 

그녀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짧은 주문과 동시에, 피어오르던 검은 연기는 황금빛의 섬광에 감싸여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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