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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마, 이세계에서 생긴 우정 (2회)

정과 마, 이세계에서 생긴 우정

by k-americano 2025. 8. 3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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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마, 이세계에서 생긴 우정 표지
정과 마, 이세계에서 생긴 우정 2회

 

정과 마, 이세계에서 생긴 우정 (2회)

"크아악!"

고블린 무리가 내는 끔찍한 비명 소리가 숲을 가득 채웠다.

 

도연은 등에 쓰러진 홍란을 업은 채, 주위를 에워싼 고블린들을 경계했다. 무림에서 듣도 보도 못한 기괴한 형상의 몬스터들이었다. 그들은 야만적으로 보였지만, 훨씬 민첩하고 지능적으로 움직이며 나무 위로 뛰어올라 기습하는 등 교활하게 공격해왔다.

이들의 무기는 투박한 나무 몽둥이가 아니라, 뼈를 깎아 만든 날카로운 칼날이었다.

 

도연은 검의 손잡이를 꽉 쥐었다. 무당파의 검술은 부드러움 속에 강함을 숨기고 있었지만, 지금 그녀의 내공은 차원 이동의 충격으로 바닥을 드러낸 상태였다. 온전한 검술을 펼칠 수 없었다. 그녀는 오직 몸에 남은 힘만으로 검을 휘둘러야 했다. 고블린 한 마리가 맹렬한 속도로 달려들자, 도연은 간신히 검을 휘둘러 공격을 막아냈다.

 

"젠장, 녀석들이 왜 이렇게 끈질겨!"

그녀의 등에서 홍란이 신음하며 중얼거렸다.

정신을 차린 홍란은 도연의 등에서 힘없이 내려와 주저앉았다.

그녀 역시 차원 이동의 후유증으로 몸의 마기가 흩어져 있었다. 붉은 마공을 쓸 수 없는 홍란은 무방비한 상태나 다름없었다.

 

"저 괴물들이 몰려오고 있어."

도연이 검을 휘두르며 말했다.

그녀의 검이 괴물 한 마리의 목을 정확하게 베어냈지만, 다른 괴물들이 순식간에 빈틈을 파고들었다. 도연은 필사적으로 막아냈지만, 점점 체력이 고갈되어 갔다.

"마공은 아직 무리인가?"

도연이 묻자 홍란이 고개를 저었다.

 

"정확히는 마공을 쓸 수 없어. 이 공기, 이 땅의 기운은 내가 알던 것과 달라. 마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운이 없어."

홍란의 말에 도연의 표정이 굳어졌다.

마교의 무공은 마기를 끌어모아 사용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세계는 마기가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다. 도연의 태극 무공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공을 사용하기 위한 기운이 너무나도 희박했다.

 

그때, 거대한 고블린 한 마리가 뒤에서 나타났다.

일반 고블린의 두 배가 넘는 몸집에, 늑대 가죽을 두르고 낡은 철퇴를 휘둘렀다. 고블린 킹이었다.

고블린 킹은 사납게 포효하며 도연을 향해 돌진했다.

"위험해!"

도연은 검을 휘둘렀지만, 내공이 실리지 않은 검은 고블린 킹의 가죽에 튕겨 나갈 뿐이었다. 고블린 킹의 철퇴가 그녀의 머리를 향해 떨어졌다.

도연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때, 홍란의 외침이 들려왔다.

"비켜!"

 

도연이 재빨리 옆으로 몸을 피하자, 홍란의 손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마공이 아닌, 독기를 품은 작은 비수였다.

홍란은 자신의 손목을 그어 피를 뿜어낸 후, 그 피를 비수에 묻혀 던졌다.

비수는 고블린 킹의 철퇴를 피하고, 정확하게 심장을 꿰뚫었다.

"크아아악!"

 

고블린 킹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붉은 피가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홍란은 자신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기와 마기로 비수를 강화하여 던진 것이다.

독기로 범벅된 홍란의 피는 고블린 킹에게 치명적인 독이 되었다.

 

고블린 킹이 죽자, 남은 고블린들은 뿔뿔이 흩어져 달아났다.

도연은 숨을 몰아쉬며 홍란에게 다가갔다.

홍란의 손목에서는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 도연은 자신의 옷을 찢어 홍란의 손목을 감싸주었다.

"고마워."

도연이 진심으로 말했다.

 

홍란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흥, 살고 싶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 이 세계에서는 내 공력을 쓰지 못하니 내 피를 쓸 수밖에."

 

두 사람은 피로 얼룩진 손을 잡고 낯선 숲에 함께 서 있었다.

평생의 숙적이었던 두 사람은 서로를 구하며 낯선 이세계에서 첫 번째 동맹을 맺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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